터키쉬 앙고라의 긴 털, 관리는 어떻게?
터키쉬 앙고라의 긴 털, 관리는 어떻게?
터키쉬 앙고라를 키우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제일 많이 물어본 게 "긴 털 관리 힘들지 않아?" 였어요. 솔직히 저도 걱정했어요. 매일 빗질해야 하나, 엉킨 털은 어떡하지, 털 빠지는 거 감당 가능할까... 근데 막상 키워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더라고요. 물론 케어는 필요하지만, 요령만 알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터키쉬 앙고라 털의 특징
먼저 터키쉬 앙고라 털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치즈 털을 만져보면 진짜 실크 같아요. 부드럽고 가늘고 윤기가 나요. 페르시안처럼 푸석푸석하지 않고, 메인쿤처럼 두껍지도 않아요. 딱 중간? 그래서 엉키는 것도 다른 장모종에 비하면 덜한 편이에요.
근데 문제는 양이에요. 특히 목 주변이랑 꼬리 털이 엄청 풍성해요. 겨울에는 속털도 나서 더 복슬복슬해지고요. 여름엔 좀 얇아지긴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길어요.
제가 하는 털 관리 루틴
평상시 (봄, 가을)
빗질은 주 3회
매일 안 해도 돼요! 저는 월, 수, 금에 빗질해요. 한 번에 10-15분 정도? Witty가 좋아하는 시간에 해요. 저녁 밥 먹고 나서 소파에 앉아있을 때 하면 가만히 있어요. TV 보면서 하니까 저도 힘들지 않고요.
사용하는 빗
1) 슬리커 브러시 - 기본 빗질용
2) 스틸 빗 (쇠빗) - 엉킨 털 풀 때
3) 러버 브러시 - 빠진 털 모을 때
처음엔 슬리커 브러시로 전체적으로 빗어주고, 엉킨 부분 있으면 스틸 빗으로 조심조심 풀어요. 마지막에 러버 브러시로 쓱쓱 해주면 빠진 털이 확 모여요.
털갈이 시즌 (봄, 가을 환절기)
이때는 진짜 헬게이트예요 ㅋㅋㅋ 하루만 빗질 안 해도 집안이 털 천지가 돼요. 그래서 이 시기엔 거의 매일 빗질해요. 아니면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요.
그리고 이때는 '푸르미네이터' 같은 언더코트 제거용 빗을 써요. 이거 진짜 신기해요. 속털이 와르르 빠져 나와요. 근데 너무 자주 쓰면 피부에 안 좋대서 일주일에 1-2번만 써요.
엉킨 털은 이렇게 처리해요
아무리 자주 빗어도 가끔 엉키는 부위가 있어요. 특히 겨드랑이 쪽, 뒷다리 안쪽, 목 뒤쪽. 이런 데는 고양이가 스스로 그루밍하기 힘든 부위라 엉키기 쉬워요.
발견하면 바로 풀어줘야 해요. 방치하면 더 심하게 뭉쳐요. 저는 스틸 빗으로 조금씩 조금씩 풀어요. 한 번에 확 당기면 아파하니까 정말 조심해서요. 손가락으로 먼저 풀어보고, 안 되면 빗으로.
진짜 심하게 뭉친 거는 가위로 잘라내요. 근데 이것도 조심해야 해요. 피부 가까이에서 자르면 다칠 수 있거든요. 빗으로 털을 들어올린 다음에 자르는 게 안전해요.
목욕은 얼마나 자주?
저는 3개월에 한 번 시켜요. 어떤 분들은 한 달에 한 번 시킨다는데, 저는 그렇게 자주 안 해도 되더라고요. 터키쉬 앙고라는 깔끔한 품종이라 자기가 알아서 그루밍 잘해요.
목욕 시키는 법
1) 먼저 털을 다 빗어줘요. 젖은 상태에서 엉키면 진짜 큰일나거든요.
2) 미지근한 물로 천천히 적셔요. 갑자기 확 하면 놀라요.
3) 고양이 전용 샴푸 써요. 사람 거 쓰면 절대 안 돼요.
4) 거품내서 마사지하듯이 씻어요. 특히 목, 배, 엉덩이 쪽 꼼꼼히.
5) 헹굴 때는 샴푸가 남지 않게 확실히 헹궈요.
6) 타월로 물기 제거하고 드라이어로 말려요.
드라이어는 시끄러운 소리에 놀랄 수 있으니까 약한 바람으로 시작해요. 그리고 말리면서 계속 빗질해줘야 털이 엉키지 않아요.
털 빠짐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해결책은 없어요 ㅠㅠ 긴 털 고양이는 털이 빠지는 게 당연하거든요. 근데 최소화하는 방법은 있어요.
1. 로봇청소기
이거 진짜 필수예요. 저는 매일 아침 자동으로 돌아가게 설정해뒀어요. 이것만 해도 바닥 털은 많이 해결돼요.
2. 린트롤러
옷에 붙은 털 제거용이에요. 침대 시트, 소파, 옷에 하나씩 비치해뒀어요. 나갈 때 옷에 슥슥 하면 깔끔해져요.
3. 고무장갑
물 묻혀서 소파나 카펫을 쓸면 털이 뭉쳐서 나와요. 의외로 효과 좋아요.
4. 공기청정기
공중에 떠다니는 털을 잡아줘요. 알레르기 있으신 분들은 필수예요.
털 관리 꿀팁
오메가-3 영양제
이거 먹이고 나서 털 질이 확 좋아졌어요. 윤기도 나고, 빠지는 양도 줄었어요. 동물병원에서 파는 거 사다가 사료에 섞어줘요.
물 많이 먹이기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털이 푸석푸석해져요. 물그릇 여러 곳에 놓고, 자동 급수기도 샀어요. 움직이는 물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받으면 털이 더 빠져요. 그리고 과도하게 그루밍해서 탈모까지 생길 수 있어요. 조용한 환경,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해요.
실패담
자가 미용 시도
여름에 더워 보여서 제가 직접 털을 좀 짧게 자른 적 있어요. 근데... 망했어요 ㅋㅋㅋ 울퉁불퉁하게 잘렸고, Witty는 스트레스 받아서 한동안 숨어 지냈어요. 미용은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답이에요.
빗질 강제로 하기
Witty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한 적 있어요. 그랬더니 다음부터는 빗만 보면 도망가더라고요. 절대 강제로 하면 안 돼요. 좋아하는 간식 주면서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야 해요.
지금은요
10년 키우다 보니 이제 자동으로 돼요. TV 보다가 "어, 빗질할 날이네" 하고 빗 들고 오면 Witty가 알아서 자세 잡고 있어요 ㅋㅋ 서로 익숙해진 거죠.
터키쉬 앙고라의 긴 털, 처음엔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근데 루틴만 잡히면 전혀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그 우아하고 아름다운 털을 보면 모든 수고가 보람차요. 빗질하고 나서 햇빛 받으면서 반짝이는 치즈 털 보면... 진짜 예뻐서 눈물 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