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 먹는 고양이, 10년 만에 찾은 해결책

집사 미피
#고양이건강#수분섭취#신장건강#집사팁

물 안 먹는 고양이, 10년 만에 찾은 해결책

Witty를 처음 키울 때 제일 걱정했던 게 물이었어요. 하루 종일 물그릇 앞에 앉아서 세어봤는데, 고작 두세 번 핥는 정도? 이러다가 신장병 걸리는 거 아닌가 진짜 불안했어요. 고양이는 원래 물을 잘 안 먹는다는데, 그래도 너무 안 먹는 것 같아서 동물병원도 가보고 온갖 방법 다 써봤어요.

왜 이렇게 물을 안 먹을까?

동물병원 선생님이 알려주신 건데요, 고양이는 원래 사막 동물이래요. 그래서 애초에 물을 많이 안 마시는 습성이 있대요. 야생에서는 사냥한 먹이의 수분으로 충분했으니까요. 근데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건사료 먹으니까 수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고양이는 정수 본능이 있어요. 흐르는 물을 더 선호한다는 거죠. 고여있는 물은 본능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대요. 그래서 수돗물 틀면 달려오는 거였어요!

제가 시도했던 것들

1. 물그릇 위치 바꾸기

처음엔 밥그릇 옆에 물그릇을 뒀었어요. 근데 고양이는 밥 먹는 곳이랑 물 마시는 곳을 분리하는 걸 선호한대요. 그래서 물그릇을 거실, 침실, 화장실 앞 이렇게 여러 곳에 놨어요. 확실히 마시는 양이 조금 늘긴 했어요.

2. 물그릇 종류 바꾸기

처음엔 플라스틱 그릇 썼는데, 스테인리스로 바꿨어요. 플라스틱은 냄새가 배고 세균도 잘 생긴대요. 그 다음엔 도자기 그릇도 써봤고, 유리 그릇도 써봤어요. Witty는 유리 그릇을 제일 좋아하더라고요. 투명해서 물이 잘 보여서 그런가봐요.

3. 물 자주 갈아주기

고양이는 신선한 물을 좋아해요. 그래서 하루에 두세 번씩 물을 갈아줬어요. 아침, 저녁, 자기 전. 이것만 해도 확실히 더 마시더라고요.

4. 얼음 넣어주기

여름에 시도해봤는데, Witty는 얼음 동동 뜬 물을 좋아해요. 얼음 건드리면서 놀기도 하고, 차가운 물을 마시기도 하고. 근데 겨울엔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ㅋㅋ

진짜 효과 본 방법들

자동 급수기 (이거 최고!)

이거 진짜 강추예요. 쿠팡에서 3만 원대 제품 샀는데, 물이 계속 순환하면서 흐르니까 Witty가 엄청 좋아해요. 설치하고 나서 물 마시는 양이 두 배로 늘었어요. 필터도 있어서 물이 깨끗하게 유지되고요.

처음엔 소음 때문에 걱정했는데, 조용한 제품 고르니까 괜찮았어요. 밤에도 소리 안 나고. 전기세도 얼마 안 나와요. 한 달에 천 원 정도?

습식 사료 섞어주기

건사료만 주다가 습식 사료를 하루 한 번 섞어주기 시작했어요. 습식 사료는 수분 함량이 70%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수분 섭취가 늘어나요. 매일은 부담되니까 이틀에 한 번 정도 줘요.

닭가슴살 삶은 물

이거 꿀팁인데요! 닭가슴살 삶고 남은 국물을 식혀서 물에 조금 섞어줘요. 그러면 맛있는 냄새가 나니까 Witty가 벌컥벌컥 마셔요. 단, 간 안 한 순수한 닭가슴살이어야 해요. 양파나 마늘 같은 거 절대 넣으면 안 돼요!

참치캔 국물

사람 먹는 참치캔 말고, 고양이용 참치캔 있잖아요. 그 국물을 물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요. 이것도 냄새에 혹해서 잘 마셔요. 근데 너무 자주 주면 물만으론 안 먹을 수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두 번만요.

물그릇 관리 팁

물그릇은 매일 씻어요. 미지근한 물에 베이킹소다 조금 넣어서 닦으면 깨끗하게 돼요. 세제는 안 써요. 냄새가 남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물그릇 크기도 중요해요. 너무 작으면 수염이 닿아서 싫어할 수 있대요. 고양이는 수염이 민감하거든요. 저는 지름 15cm 정도 되는 넓은 그릇 써요.

이런 증상 있으면 병원 가세요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문제예요. 갑자기 물 섭취량이 확 늘었다면 당뇨나 신장병을 의심해봐야 해요. 반대로 너무 안 마시는 것도 문제고요.

그리고 소변 색깔이 너무 진하거나, 화장실 가는 횟수가 줄었다면 바로 병원 가세요. 이건 탈수 신호일 수 있어요.

지금은요

지금 Witty는 자동 급수기에서 하루에 대여섯 번 정도 물을 마셔요. 양으로 따지면 150-200ml 정도? 몸무게 4kg 기준으로 적당한 양이래요. 습식 사료까지 합치면 수분 섭취는 충분한 편이에요.

물 문제로 스트레스받으시는 집사분들, 조금씩 시도해보세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하면 분명 나아질 거예요. 우리 아이들 신장 건강, 정말 중요하니까요!